대혼돈 시나리오와 기본소득제 1

양적 완화에 환영하는 이유는 돈은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노력 없이 돈을 그냥 찍어내서 푼다고 해서 경제가 살아난다는 논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환영에 불과합니다.

속고 계시는 겁니다.

노력 없이 돈을 벌 수 ‘없다’는 말은 근본적으로 사기에 가깝습니다.

돈은 꽁짜입니다.
아니, 근본적으로 돈은 꽁짜로 주어져야하는 것입니다.

대공황 시절,

주식 채권 등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자산의 가치가 붕괴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굶어야 했습니다.

굶어야 했던 이유는 식량 생산량이 부족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식량 생산 시설이 파괴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노동을 해서 돈을 받고 식량을 구입하는 시스템에 살고 있습니다.

노동과 식량을 돈을 매개로 하여 교환하는 시스템입니다.

노동<->식량 이런 구조로 교환을 하는데,
그 중간에 돈이 교환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돈은 양분과 산소를 운반하는 피와 같으며
식량은 양분에 해당합니다.

피가 없다면 양분을 많이 섭취하더라도
운반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 원리로 자본주의 시스템은 작동합니다.
피로 바꿀 수 있는 어떤 금융상품을 만들고 그 금융상품을 갖고 있으며,
언제든 피로 바꿀 수 있다면 그 상품은 피와 같은 가치를 지닙니다.

이게 주식과 부동산에 해당합니다.
자산의 평가 기준은 근본적으로 현금으로의 환전 가능성입니다.

이 가격이 폭락하고 이후 관련 기업이 부도가 나며
연쇄적으로 그 기업과 거래하던 기업이 부도가 나며,
또 연쇄적으로 최종소비자가 구조조정으로 거리에 내몰리면서
최종소비자를 상대하던 기업이 부도가는 연쇄 크리를 보통 대공황이라고 합니다.

생산 시설이 붕괴된 것이 아닙니다.
돈(현금)과 교환할 수 있는 자산이 공중분해된 것입니다.

그로 말미암아 교환의 매개체인 ‘돈’과 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자산’의 양이 급격하게 줄게 됩니다.
물건을 생산해도 돈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없어져 사줄 사람이 없습니다.

양분을 운반하던 피의 절반 가량이 증발하는 것입니다.
양분이 없어진 것이 아닙니다.

수백만명이 굶는 상황에서 식량을 충분히 생산했지만,
그 사람들이 돈이 없기 때문에 식량을 판매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팔지못하고 버려집니다.

헬리콥터에서 돈을 풀어 재끼는 양적 완화는 이런 논리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2007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의 대공황 직전까지 가던 상황을 해결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생깁니다.
양적 완화는 채권 구입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정부, 은행(금융기관), 기업의 채권을 구입합니다.

채권이란 일반인에게 빚문서 정도로 인식하지만
투자가에게는 ‘돈으로 교환할 수 있는 교환권’입니다.

회사에서 100$짜리 채권을 발행하면

나중에 100$로 교환해주겠다는 약속 증서가 되는 것입니다.

돈이 금으로 교환해 주겠다는 교환권에서 출발한 것과 같습니다.
즉, 돈이나 채권이나 그 원리는 같은 것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무엇이냐면 양적 완화의 유동성(돈의 흐름)이 개인에게 돌아가지 않고
기업과 은행에 집중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은행은 기업에 대출해주고 기업은 금융기관에 투자해서 나눠먹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낙수효과를 기대합니다.
양적완화의 주체도 낙수효과를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에는 그런 것이 없을 것입니다.
지금의 양적완화가 최소한의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양적완화가 될 것입니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소득을 임금 노동자들이 월급으로 받는 구조는 지금이 마지막입니다.

공장자동화, 사무자동화, IT혁명, 개발도상국으로의 공장이전, 배송혁명, 공유경제, 전자상거래, 외국인노동자, FTA, 자유무역 블록 등으로 인한 노동의 종말이 왔기 때문입니다.

자동화된 설비가 노동자를 대체합니다.
배송은 이제 드론이 하는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중국으로 제조업 공장이 이전하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공유경제는 전체파이를 줄이고 줄어든 파이의 10~20%만 새로이 창출합니다.
전자상거래는 지역 상권을 붕괴시킵니다.
지옥같은 곳에서 탈출하려는 외국인 노동자의 행렬은 끝이 없을 것입니다.
FTA의 궁극적 결말은 노동시장의 개방입니다.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지만 기존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순노동에 종사했습니다. 넥타이 매는 사무직도 왠만한건 대부분 단순 노동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이 만드는 새로운 일자리는 기계가 할 수 없는 복잡한 일이며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합니다.

모든 사람을 고도의 전문지식을 갖춘 인재로 키워야 가능할 것입니다.
물론 이런 시도를 하는 나라가 있긴 있습니다. 노르웨이, 핀란드, 네덜란드 등.
그런 나라는 2~3개국어 기본에 각 분야의 전문지식을 공적으로 교육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모조리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외국인 노동자와 같은 대우를 받게 될 것입니다.

이런 노동의 종말로 인해 돈을 풀더라도 분배가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 때문에 고안된 것이 기본소득제 입니다.

중앙은행이 국채를 사들이고 정부는 국채를 팔아서 자금을 마련한뒤
기본소득제로 돈을 뿌리는 것입니다.

산에 나무를 심게하고 정부가 월급을 줬다는 뉴 딜 정책과 그 원리가 같습니다.
뉴 딜 정책은 대공황을 해결했습니다.

단순히 돈은 분배하는 것으로 대공황을 해결했던 놀라운 사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정부는 힘이 없다는 것입니다.

재정은 적자이며, 대외채무는 극을 달리고 있습니다.
기본소득제는 비현실적입니다.

복지를 줄이고 공공기관을 민영화해야하는 상황에서
기본소득제는 사치나 다름 없습니다.

기본소득제의 일종이었던 공무원연금을 개혁한다고 합니다.
기본소득제를 할 수 있는 힘이 없다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국방 민영화나 다름 없는 PMC(민간군사기업)는 이라크 전에서 정부로부터 외주를 받고 싸웠습니다.
그들은 돈을 위해서라면 모든 수단을 동원합니다.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치안이 무너져서 민간 경비업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기간동안 군대를 동원해서 치안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정부가 무너지고 서방의 각종 PMC가 개입해서 지하자원을 위한 내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가속화되는 대외채무와 민영화의 흐름 속에서 정부는 무사할 수 있을까요?
정부의 보호를 무상으로 받고 있는 국민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요?

중산층의 세금으로 연명하던 정부는 노동의 종말 이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입니다.
경제 성장의 희망이 없는 시대를 의미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