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가 왜이리 달아오르지? 이건 좀 의외인데요…

경매냐 급매냐 그것이 문제로다매경이코노미 | 2015.10.19 09:43 시세보다 비싼 아파트도 보란 듯이 낙찰가격 이점 줄어 급매물 투자가 나을 수도# 지난 9월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2계 입찰법정. 추석 연휴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경매법정은 입찰 참여자들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아파트, 단독·다세대주택, 상가 등 33건이 입찰에 부쳐져 그중 21건이 주인을 찾았다.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물건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84㎡ 아파트. 4억5000만원에서 한 차례 떨어져 3억6000만원의 가격으로 경매시장에 등장했다. 29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4억4300만원에 팔려 나갔다. 낙찰가율(최초 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무려 98.44%에 달했다. # 9월 23일 경기도 고양지원. 파주 목동동 월드메르디앙아파트 59㎡ 경매 입찰에 무려 42명이 몰렸다. 1억1900만원에서 열띤 경합을 벌인 끝에 입찰 결과가 발표되자 여기저기서 탄식이 터져나왔다. 최초 감정가 1억7000만원을 훌쩍 넘겨 1억8500만원을 적어낸 안 모 씨가 41명을 제치고 주인이 됐다. 모두들 안 씨를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아파트 분양시장 못지않게 부동산 경매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전세난에 지친 수요자들이 경매시장을 노크하면서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서는 경우도 흔해졌다. 경매시장이 과열되다 보니 아파트 경매와 급매물 투자를 사이에 두고 고민하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가을 이사 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9월 기준 서울, 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96.2%로 8월(92.1%)보다 4.1%포인트 올랐다. 2007년 이후 최고치다. 평균 응찰자 수도 9.7명에 달할 정도다. 쏟아지는 경매 물건마다 10명가량씩 몰리면서 감정가 수준에 모두 팔려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경매 물건은 줄고 응찰자는 늘면서 서울 강남권 아파트 경매가 인기몰이 중이다. 사진은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법정 모습.▶3억원·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유망기준 가격 정해 낮은 값에 입찰해볼만투자액의 60% 넘는 무리한 대출 금물서울은 경매 열기가 더욱 뜨겁다.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90.85%로 지난해 같은 기간(85.41%)보다 5.44%포인트 상승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권 낙찰가율이 부쩍 높았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만 놓고 보면 9월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섰다. 9월 강남 3구 아파트 낙찰가율은 101.7%를 기록해 2006년 12월(101.6%) 이후 9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매시장에서 강남 3구 낙찰가율이 100%를 넘긴 건 2002년 3~10월과 2006년 11~12월 등 두 번에 불과했다.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섰다는 건 낙찰가격이 감정가격보다 오히려 높을 정도로 경매 열기가 뜨겁다는 의미다. 심지어 낙찰가율이 110%를 넘는 단지도 꽤 많다. 지난 9월 22일 낙찰된 서울 압구정 한양아파트 106.7㎡는 감정가가 12억6000만원이었지만 낙찰가는 감정가의 111%인 14억12만원에 달했다. 9월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한 번 유찰 후 입찰에 부쳐진 서초구 서초동 우성아파트 162㎡도 감정가(12억원)보다 1억3000만원 이상 높은 13억3611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낙찰경쟁도 갈수록 심해지는 모습이다. 수요는 늘었지만 오히려 물건 수는 줄었기 때문이다. 올 1~9월 서울 아파트 경매에 나온 물건은 27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59건과 비교해 35%나 감소했다.덩달아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은 치솟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9월 강남 3구 아파트 45건이 경매시장에 등장했는데 이 중 25건이 낙찰돼 낙찰률이 55.6% 수준이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상당수 경매 물건이 찬밥 신세였지만 요즘에는 물건 중 절반 이상이 쉽게 팔려나가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쌍용대치아파트 162㎡가 12억8000만원에 경매 물건으로 나왔는데 첫 기일임에도 무려 21명이 참여해 15억1040만원에 낙찰됐다. 2등도 15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적어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요즘 경매시장에선 경매 1회차에 유찰 없이 바로 낙찰되는 ‘신규 낙찰’이 증가한 것도 눈길을 끈다. 올 9월 강남 3구 아파트 낙찰건수(25건) 중 신건이 12건으로 절반에 육박할 정도다. 7월에는 신건 낙찰이 3건, 8월에는 2건에 불과했던 걸 감안하면 그만큼 경매 수요가 급증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보통 경매시장에서는 한 번 이상 유찰돼 가격이 떨어진 매물을 찾는 경우가 많지만 요즘에는 신건부터 낙찰받으려는 수요가 급증했다. 가격을 따지기보다는 물건 자체 경쟁력을 높게 보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경매 열풍 언제까지▶내년 가계대출 규제로 열기 식을 수도아파트 경매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일단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매매로 눈을 돌리면서 한 푼이라도 싸게 사려고 경매시장에 몰린 영향이 크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올 1분기 3.3㎡당 1049만원에서 3분기 1158만원으로 10% 넘게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2.4%에 불과했던 걸 감안하면 큰 폭의 상승세다. 치솟은 전셋값 탓에 아예 내집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경매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다. 올 1~9월 경매시장 평균 응찰자 수는 8.1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99명)보다 급증했다.윤재호 메트로컨설팅 사장은 “주택 거래가 늘고 전세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어떻게든 값싼 주택을 구입하려는 기대 속에 경매 입찰이 인기”라고 진단했다. 실제 금액대별로 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 수준인 3억~4억원대 경매 물건 인기가 가장 높다.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서울에서 경매로 나온 아파트 평균 입찰경쟁률은 감정가 3억원 이상 4억원 미만 아파트가 10 대 1로 가장 높았다. 이어 4억원 이상 5억원 미만 아파트는 9.9 대 1, 1억~2억원 아파트는 9 대 1, 2억~3억원 미만 아파트는 8.3 대 1을 기록했다. 조민규 부동산태인 연구원은 “감정가 3억~4억원 아파트가 인기를 끈 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지긋지긋한 전세난을 피해 아파트 경매로 내집마련을 하려는 수요자가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아파트 분양시장 호황 속에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경매로 넘어오는 물건은 크게 줄었지만 오히려 경매 대기 수요는 급증해 법원 경매 물건마다 높은 경쟁률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한태욱 동양미래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재개발, 재건축 규제를 대거 푼 데다 분양시장이 호황이라 강남 3구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았지만 청약경쟁률은 여전히 높다. 덕분에 분양시장에서 경매시장으로 투자 열기가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경매는 매매시장 선행지표인 만큼 앞으로도 아파트 매매가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매 투자 열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 전망도 있었다. 반면 경매 열기가 그리 오래가지 못할 거란 전망도 만만찮다. 강은 팀장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우리나라 금리가 오르고 내년부터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경매 열기도 한풀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굳이 올해 무리하게 경매시장에 뛰어드는 것보다 내년 초 경매 물량을 노려야 한다는 조언도 여기저기서 나온다. 보통 법원 경매시장은 연말보다 연초 낙찰가율이 낮기 때문이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2008~2014년 중 5차례나 1~2월 낙찰가율이 연중 가장 낮았다. 경매 vs 급매물 투자 뭐가 나을까▶낙찰가율 90% 넘으면 급매물이 유리 경매 낙찰가율이 치솟으면서 실수요자 고민은 더욱 커졌다. 감정가보다 훨씬 저렴한 매물을 기대했던 경매 입찰자 입장에선 차라리 기존 아파트 급매물에 투자하는 게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급매물 대신 경매 투자를 선택할 경우 차익을 남기려면 어느 지역을 눈여겨봐야 할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서울 도심 역세권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 소형 평형을 추천한다. 혹시나 부동산 경기가 한풀 꺾여도 교통이 불편한 수도권 외곽 대형 평형에 비해 집값 하락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특히 경매시장에선 중소형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도봉구를 관할하는 서울북부지방법원, 일산신도시 파주를 담당하는 고양지원과 수원지방법원 경매 매물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 등장하는 매물은 경매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3억원대 이하, 85㎡ 이하 아파트가 상당수다. 또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70~90%대로 높아 투자 부담이 크지 않은데다 월세를 놓으면 연 4~5%가량 임대수익을 얻는 점도 매력이다.박상언 사장은 “아파트 경매 물건을 고를 때 단순히 전세가율 높은 지역만 선택할 게 아니라 상가나 오피스텔처럼 월세 시세도 높은 지역을 찾는 게 유리하다.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월세시대가 도래하는 만큼 해당 아파트 매매 시세와 함께 월세 수익률을 따져보고 낙찰받는 게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투자금액이 10억원 안팎이라면 경매시장에서 인기몰이 중인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노려봄직하다. 요즘 강남 재건축 분양시장이 뜨거운 데다 강남 3구 집값도 고점에 근접할 정도로 상승세라 여전히 투자 메리트가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물론 경매시장에 뛰어들기 전에 기존 아파트 시세와 감정가를 비교해보는 건 기본이다. “오로지 경매 물건만 쳐다볼 게 아니라 관심 단지를 정하고 경매, 급매 시세를 서로 비교해가며 투자 시기를 정해야 한다. 급매물 가격이 들쭉날쭉한 만큼 경매 물건 가격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점검하고 투자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 강은 팀장 조언이다.경매 투자 이 점만은 꼭▶명도시기 3개월 염두에 둬야 부동산 경매 입찰을 하기 전 권리분석은 기본이다. 감정가가 낮은 물건은 그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권리관계가 복잡하고 흠이 많은 물건은 아무리 감정가가 낮아도 투자가치가 높지 않은 만큼 피하는 게 좋다. 등기부등본을 꼼꼼히 확인해 근저당권, 압류가 소멸됐는지 살펴보는 건 필수. 명도를 할 때는 보통 매각대금 납부일로부터 3개월가량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할 경우 대지지분, 추가분담금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경매시장에 나오는 재건축 단지 중에서는 대지권이 빠진 채 건물만 경매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경매시장에서는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낙찰받아 오히려 후회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감정가 대비 90% 이상 가격에 낙찰받을 경우 자칫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명도비용뿐 아니라 밀린 아파트 관리비, 공과금 등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매는 로또가 아닌 만큼 ‘급매물보다 조금 저렴하게 산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지난 9월 23일 경기 고양지원 경매7계에서는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위시티일산자이아파트 130㎡가 경매시장에 등장했다. 최초 감정가 6억원에서 1회 유찰 후 4억8000만원에 등장했는데 10명이 경매에 참여했다. 그중 오 모 씨가 5억7200만원을 적어내 낙찰받았다. 2등(4억8897만원)과 가격 차이가 무려 8303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 시세는 5억6000만원 선으로 급매물 가격은 5억3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시세보다 무려 4000만원 이상 높은 가격에 받았다는 의미다. 경매의 장점 중 하나는 입찰가를 본인이 직접 적어낸다는 것. 하지만 위 사례처럼 낙찰받기 급급해 가격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적어낸다면 차라리 급매물을 사는 것보다 못하다. 입찰 열기에 휩쓸려 고가에 낙찰받았다가 잔금 납부를 포기하면 거액의 입찰보증금을 몰수당할 수밖에 없다. 윤재호 사장은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받은 걸 후회해 매각대금을 내지 않고 입찰보증금을 날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권리분석보다 더 중요한 게 시세 파악”이라고 조언한다. 경매 물건을 낙찰받기 전 잔금 납부 계획도 미리 세워둬야 한다. 보통 경매 입찰에 참가하려면 최저 경매가의 10%인 보증금을 현금이나 수표로 준비해야 한다. 강은 팀장은 “낙찰 후 45일 정도 지나면 낙찰가의 90%인 잔금을 일시불로 내야 한다. 대출 가능 금액을 사전에 검토하고 넉넉한 자금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명도가 지연되면 이사도 늦어질 수 있으므로 이사 날짜를 여유롭게 잡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머지않아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 부담이 커지는 만큼 대출금이 전체 투자액의 60%가 넘지 않게 자금 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한다”는 한태욱 교수 조언도 눈길을 끈다. 물론 낙찰가격이 감정가보다 높다고 해서 반드시 손해를 보는 건 아니다. 경매가 진행되는 물건 감정가는 보통 수개월 전 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감정가를 매긴 이후 집값이 올랐다면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서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집마련을 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낭패다. 감정가를 책정한 이후 시세가 하락했다면 높은 낙찰가율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경매할 때 드는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낙찰가율이 90%를 넘는 물건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요즘 경매시장이 과열 단계에 진입한 만큼 경매시장에서 한발 빼는 것도 요령이다. 낙찰가율이 90%를 넘을 때는 차라리 기존 아파트 급매물이나 가격을 할인하는 미분양 물량을 노리는 게 현명한 전략이다. 그럼에도 경매를 고집한다면 추격 매수보다는 경매 기준가격을 정한 후 낮은 값에 여러 번 입찰하는 전략도 괜찮다. 급하지 않다면 경매 물건이 풍부해져 낙찰가율 거품이 빠질 것으로 보이는 내년 경매 투자를 저울질하는 것도 방법이다.” 윤재호 사장 조언은 새겨들을 만하다.